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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 근무 14년 차 간호조무사입니다.

저는 한의원에 근무한 지 14년 차 된 간호조무사입니다. 2008년에 첫 한의원에 입사하여 2년 정도 근무하였고, 이사를 계기로 2010년에 다른 한의원에 입사를 해서 12년을 근무하였습니다. 다른 진료과목의 병의원에는 치과 근무 경험과 실습생으로 있었던 외과 병원 경험뿐이기 때문에 다른 병의원과 비교를 하지는 못하겠지만 제가 한의원에 14년 정도 근무하면서 느낀 장점과 단점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나 상황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선생님들과는 전혀 다른 생각일 수도 있다는 점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한의원 내부 모습

 

내가 한의원에 근무해서 좋았던 점은?

1. 건강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어요.

저는 제가 한의원에 근무하면서 신체에 대한 이해도가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머리가 아프면 두통약을 먹고, 배탈이 나면 소화제를 먹고, 생리통이 심하면 진통제를 먹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한의원에 근무하면서 머리가 아픈 게 목(경추) 때문일 수 있고, 팔이 아프거나 손이 거린 것도 목(경추) 때문일 수 있으며, 생리통이 소화불량이나 골반 틀어짐 때문일 수 있고, 무좀이나 무지외반증이 허리나 골반의 문제일 수도 있는 것과 같은 더 넓은 시각의 치료에 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나 가족이 아프게 되더라도 조금 더 폭넓은 생각을 가지고 치료에 임할 수 있게 되었고, 병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삶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어요.

한의원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연령층이 60대~70대입니다. 아무래도 의료보험 덕분에 65세 이신 분들은 진료비가 저렴한 편이고, 비교적 그 연세에 계신 분들이 한의원을 찾으실 시각적 여유가 있으신 편이라 많이들 오십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을 매일 같이 뵙다 보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하루하루가 정말 아깝고, 소중하다는 것을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평생을 자식을 위해 가족을 위해 일하시다가 세월이 흘러 생활은 조금 편해지셨지만, 이제는 몸이 전과 달라 병원에 출석 체크하시는 게 일과가 되시는 분들이 정말 많으십니다. 아침에는 내과에 가서 혈압약이나 당뇨약과 같은 약을 타고, 한의원에 와서 치료받고 집에 돌아가시면 하루 반나절이 지나있습니다. 이렇게 생활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으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을 뵈면서 제 삶에 대해 돌아보고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만큼 제 삶의 소중함에 대해 느낄 수 있게 되었답니다.

 

3. 어른들과 대화하기 편해졌어요.

위의 내용과 이어지는 내용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어르신들을 대하는 일이 많다 보니 이 전보다 어른들을 대하는 게 편해졌습니다. 처음 한의원에 취업했을 때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대화하다 보면 답답한 점도 있었고, 어떨 때는 '왜 저러실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해가 되는 부분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20대~40대 분들과 다르기 때문에 '저 연세에는 그럴 수 있지', 또 '다른 연세에는 저렇게 되지' 하는 그 나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그래서 어디를 가나 어른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전보다 쉬워졌습니다.

 

내가 한의원에 근무하면서 느낀 단점은?

1. 고리타분하다는 말을 들어요.

한의원에 근무하다 보면 20대~30대 분들을 뵐 일이 크게 많지 않기 때문에 이상하게 친구들을 제외한 또래 분들과 대화하는 게 조금 어색해졌습니다. 14년을 한의원에 근무하다 보니 오히려 어른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더 편해져서 그런지 생각하는 게 다르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2. 몸에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어요.

한의원에 따라 '뜸 치료'를 하는 곳이 있도 있고, 한약을 바로 옆에서 다리는 곳도 있습니다. 이러한 한의원의 경우 뜸 냄새나 한약 냄새가 머리카락이나 몸에 배어나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 최근에 근무하던 한의원은 뜸 치료를 하지 않는 곳이었고, 한약도 지하에 따로 탕전실이 있었기 때문에 저에게 그런 냄새가 베어나는 경우는 없었지만, 앞에 근무하던 한의원에서는 뜸 치료를 많이 하던 곳이어서 머리와 유니폼에 뜸 냄새가 늘 나는 바람에 밖에서는 흡연하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한약의 경우에도 저한테서 약 냄새가 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은 제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기 때문에 상관은 없지만 가끔 이러한 냄새가 신경 쓰일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한의원뿐만 아니라 병원에 따라 소독약 냄새나 다른 병원의 특유 냄새가 난다고 표현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 다양한 장단점이 있을 것 같지만 지금 생각나는 건 이 정도입니다. 또 다른 이야기들이 생각나면 다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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