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파서 먹어도 그때뿐이고 다시 허기가 지는 증상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잦은 다이어트나, 잘못된 식습관으로 폭식증을 앓게 되는 분들도 있지만 그뿐만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배고픔을 느끼고 식욕이 통제가 되지 않고 지속적인 허기가 느껴지는 원인은 더 다양합니다. 오늘은 이러한 배고픔을 느끼는 '진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폭식증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잘못된 식습관으로 폭식증을 앓고 계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폭식증이라고 이야기하면 엄청난 음식의 양을 한 번에 먹는 것만이 폭식증이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지만 그뿐 아니라 식사 후에도 자주 입이 심심하다고 느껴지고, 간식을 찾게 되는 경우도 폭식증의 시작 증세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폭식증의 시작을 단순히 입이 심심해서 그런 거뿐이라며 쉽게 넘기게 되면 점점 더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폭식증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보통 다이어트를 오랫동안 지속하신 분들이나 다이어트 식단(닭가슴살, 고구마, 채소)등의 식품을 주식으로 드시는 분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증상이니 본인의 식습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 갑상선 기능 항진증
최근 들어 식욕이 부쩍 늘어나고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느껴진다면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검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갑상선은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이 생성되는 기관입니다. 이 호르몬이 증가하게 되면 대사율이 증가되고 따라서 식욕 또한 더욱 왕성해집니다. 이러한 증상이 과할 경우 갑상선 기능 항진이 됩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증상은 늘 피곤함을 느끼고, 계속 배가 고프고, 체중이 줄거나 많이 늘기도 하며, 기분 변화가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계속되는 배고픔과 함께 이러한 증상들이 느껴지신다면 꼭 한번 병원에 내원하셔서 검사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세 번째, 당뇨
당뇨가 있는 경우에도 배고픔을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심한 갈증과 심한 허기를 느끼게 되고 소변이 잦으며, 먹는 양과 상관없이 체중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꼭 당뇨 검사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당뇨라는 확진을 받지 않더라도 비슷한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 당뇨 전 초기 단계일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네 번째, 과도한 스트레스
칼로리가 전혀 없는데 우리 몸을 살찌게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티솔(cortisol)입니다. 코티솔은 식욕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욱 음식을 당기게 만듭니다. 특히 이런 상황에는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 더욱 생각나게 됩니다. 따라서 평소보다 식욕 조절이 힘들거나 허기를 자주 느낀다면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일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 비만
우리는 보통 계속 배가 고픈 증상 때문에 비만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비만'이라는 그 자체 만으로도 배고픔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사람의 몸에서는 먹을 만큼 먹고 포만감이 느껴지면 식욕을 억제해 주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이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뇌에 신호를 보내게 되고 과식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만인 사람들의 뇌는 렙틴에 잘 반응하지 않게 되고, 몸은 배가 부른데도 뇌는 오히려 음식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증상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여섯 번째, 정제 탄수화물 중독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주 먹게 되는 빵(통곡물빵 포함), 과자, 라면 등의 정제 탄수화물은 중독이 쉽게 되는 음식이며 식욕 통제를 어렵게 하고 배가 고픔을 계속 느끼게 만듭니다. 이러한 식품들은 소화 흡수가 빠르기 때문에 먹는 양에 비해 포만감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먹어도 만족감은 잠시 뿐이고 계속 음식을 원하게 됩니다.
이러한 증상은 정제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대신 식이 섬유나 단백질, 양질의 지방 등의 식품을 늘려 섭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탄수화물을 줄이기 위해서 밥을 대신해서 통밀 식빵과 같은 통곡물 빵으로 대처해서 드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물론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밥 대신 통곡물을 먹는 것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통곡물을 섭취하는 것과 '통곡물 빵'을 섭취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임을 꼭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설명해 놓은 게시물이 있기 때문에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셨으면 합니다.
수면 부족은 비만의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을 자극하는 '그렐린(ghrelin)'이라는 호르몬의 수치가 증가해서 식탐이 늘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수면이 부족해지면 다음 날 더 심한 허기를 느끼게 되고 음식에 대한 집착까지 생기게 됩니다. 계속적인 허기를 느끼시는 분들 중에 수면 시간이 늘 부족하거나 일정하지 않으신 분들, 잠을 깊게 못 주무시는 분들의 경우는 수면 부족이 허기의 원인 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배고픔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가짜 배고픔'이고, 다른 하나는 '진짜 배고픔'입니다. 가짜 배고픔의 경우 갑자기 배가 고프다고 느껴지거나 입이 심심하다고 느껴지게 됩니다. 치킨, 피자, 떡볶이 등의 특정 음식이 먹고 싶다고 느껴지고, 먹더라도 배가 불러도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음식을 먹는 경우에는 먹고 나서 후회가 들기도 하고, 특히 다이어트를 하고 계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죄책감과 좌절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합니다.
대신 '진짜 배고픔'의 경우에는 배고픔이 천천히 느껴지게 됩니다. 특정 음식이 아니라 '뭐라도 먹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먹으면서도 포만감이 느껴지면 스스로 멈출 수 있으며 먹고 난 후에도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위의 7가지 문제를 안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가짜 배고픔'과 '진짜 배고픔'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 원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먼저 해결하는 것이 먹어도 먹어도 느껴지는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