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최근 개인 PT샵과 헬스장 2:1 PT를 하면서 느낀 것들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작년 가을까지는 직장을 다니고 퇴근 후에 요가 학원을 다니며 건강관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안면마비와 코로나에 걸리면서 몸도 마음도 약해지게 되어서 운동도 쉬고, 직장도 퇴사하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조금씩 나아짐을 느끼면서 6월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손목과 무릎 통증이 조금 남아있긴 했지만 그 정도 통증은 보통 흔하게 겪는 일들이기도 하고 근력이 너무 빠진 상태였기 때문에 근력을 키우는 것이 치료에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제대로 해본 경험은 없었기 때문에 헬스장에 있는 기구들을 제대로 쓰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 5월쯤 집 근처에 2:1 PT 20회에 90만 원 하는 곳이 있어서 동생과 함께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치료와 운동을 같이 했었기 때문에 운동에 엄청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지만 제 컨디션을 생각하면서 성심성의껏 운동을 가르쳐주시는 트레이너님을 만나서 조금씩 체력을 늘려갈 수 있었습니다.
몸이 조금 나아지고 나서 10월부터는 제대로운동을 배우고 싶어서 주변에 실력 있고, 경력도 많다고 하시는 개인 PT샵이 있어서 그곳에 3개월 동안 주 3회에 150만 원에 등록하고 운동을 배웠습니다. 나머지 평일에는 2:1 PT를 계속 받으면서 주 5회 이상 운동을 이어갔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당연히 운동을 한만큼 체력도 좋아졌고, 운동 능력도 커진 것을 느꼈습니다. 주 5회 운동을 하는데 안 좋아질 수가 없죠.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있었습니다.
1:1 개인 PT샵과 헬스장 2:1 PT 어느 쪽이 좋을 거 같나요?
제가 1:1로 PT를 받았던 곳의 트레이너님은 40대 분이셨고, 운동 경력만 20년이 넘는 분이셨습니다. 외국에서 받은 트레이너 자격증도 가지고 계셨고, 한국에서 취득한 자격증까지 두루 가지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동네 헬스장에서 2:1 PT를 해주신 트레이너님은 이제 23살에 트레이너 일을 프리랜서로 하시는 분이셨고, 아직 대학생이신 트레이너셨습니다.
제가 처음 두 곳에서 운동을 받기 시작했을 때는 당연히 150만 원을 주고 다니게 된 1:1 PT샵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경력이나 운동 실력으로는 당연히 1:1 개인 PT샵 트레이너님이 우수하셨습니다. 하지만 한 달 정도 PT를 받고 나니 이상하게 그 PT샵만 가면 주눅이 들고 운동하는 게 힘들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왜였을까요? 바로 트레이너님의 말 습관 때문이었습니다.
용기를 주는 트레이너님이 좋을 거 같아요.
헬스장에서 2:1 PT를 해주신 트레이너님은 경력은 짧은 분이시지만 격려를 많이 해주시는 분이셨습니다. 동생은 운동을 제대로 배워보는 건 거의 처음이었고, 저도 몸이 아프고 난 뒤라 더 자존감이 낮아져 있는 상태였고, 헬스 기구를 배워보는 건 둘 다 처음이어서 가르치는 분이 보기에는 정말 형편없었겠지만 그래도 "잘하고 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 하면 는다. 본인도 처음엔 엉망이었다. 잘하고 있다. 하나 더 할 수 있다." 응원해주고, 격려해주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1:1 개인 PT샵 트레이너님은 20년 경력의 베테랑이셨지만 "여자분이라도 이 정도 무게는 들 줄 알아야지. 그 정도만 해서는 안된다. 이 정도도 못하면 안 된다."
제가 요가를 배웠었다고 말씀드렸더니 "요가가 나쁜 운동은 아니지만 요가는 늘리기만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요가는 안 하는 게 좋다. 하지 마라.", "안되면 하지 마라."
무릎을 잘못 써서 아프다고 했더니 "아프다고 하니 이런 운동은 못 시키겠고, 저런 운동도 못 시키겠다." 등등 어떻게 보면 제 몸을 생각해서 해주시는 말씀이셨던 거 같은데 이상하게 다 부정 암시로만 대화가 이어지는 분이셨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못한다. 하지 마라. 안된다." 소리 들으려고 PT를 끊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답니다. 트레이너님 본인은 습관이시고 제가 아팠다고 하니 나름 배려하신 거라 생각하시는 듯해서 할 말은 없었지만 점점 운동이 가기 싫어지더라고요.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감정으로만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운동을 할 때에도 개인 PT샵에서는 혼자 20kg 바벨을 무거워서 들지도 못했는데 헬스장 PT를 받을 때는 그 무게가 이상하게 가볍게 느껴지더라고요. 기구는 대부분 모든 헬스장이 비슷하기 때문에 다르지 않을 텐데 너무 신기했답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저는 개인 PT샵은 1달만 하고 그만두게 되었고, 헬스장 2:1 PT는 학생이셨던 트레이너님 스케줄 다 맞춰주면서 3개월 채워서 수업하고 같이 으쌰 으쌰 해서 처음보다 헬스장 기구들과 엄청 친해진 다음 PT를 마무리할 수 있었답니다. 150만 원 주고 혼자 배우던 수업보다 70만 원으로 2명이서 배우던 수업에서 더 많은 걸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운동 PT를 받는 이유는 뭘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운동으로 PT를 받는 것은 당연히 안전하게 바르게 운동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기도 하지만 혼자 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멋지고 예쁜 몸매를 얻고 자신감을 찾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가르치는 분이 용기를 북돋아주고 응원해주시는 분이 아니라 자존감을 깍아내리는 분이시라면 아무리 운동을 잘 가르쳐주셔도 돈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운동하는 곳이 좋고 집에서 가깝고 그런 것도 다 좋지만 트레이너님과도 어느 정도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을 배운 계기가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