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종종 금정도서관을 가거나 범어사나 금정산을 오르기 위해서 남산동 쪽을 가곤 합니다. 그때마다 밥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보면 그 주변은 음식점을 여기저기 가보게 됩니다. 우렁각시와 꽃길도 그렇게 가게 된 음식점이었습니다. 검색을 해보고 후기가 꽤 좋아서 가보게 되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 그 근처에 가게 되면 꼭 가야 할 맛집이 되었습니다.
사실 그렇게 예쁘거나 내부가 큰 식당도 아니고 가게가 자리 잡은 위치도 조금 어중간한 곳이지만 이 가게는 일부러 찾아가도 후회 없을 만큼 마음에 드는 곳이었습니다. 정갈하게 잘 차려진 한식 밥상이라는 것도 좋지만 음식 맛도 좋고 양도 정말 푸짐합니다. 사실 다 맛있는데 늘 반찬을 다 먹지 못하고 남기고 오게 되어서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앞전에 갔을 때 딱 점심시간에 갔더니 사람들도 너무 많았고, 사장님도 정신이 없으셨고, 식 후에 무료로 제공되는 식혜도 소진되어서 먹을 수 없어서 아쉬웠어서, 이번에는 좀 어중간한 시간(4시 반쯤)에 갔더니 저녁 장사를 위해 재료 준비를 하시느라 바쁘신 것 같았습니다. 쌈 채소를 씻고 계셔서 식사를 준비해주실 때까지 조금 기다려야만 했지만 그만큼 더 싱싱하고 좋은 쌈 채소를 풍족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무농약으로 키운 유기농, 무한 리필 쌈채소
'우렁각시와 꽃길'은 다른 무엇보다 쌈 채소가 정말 맛있습니다. 다른 어느 곳보다 채소가 정말 부드럽고, 싱싱합니다. 주인아저씨 말씀으로는 시중에는 판매하지 않고 계약 재배로만 하시는 농가에 계약해서 구매하시는 채소라고 합니다. 평소에도 채소를 좋아해서 쌈 채소나 다른 채소들을 종종 사서 먹는 편이고 집에서 길러서 먹곤 했었는데 그와 비교해도 정말 맛있었습니다.
석쇠불고기도 한우 떡갈비도 우렁 회무침도 다 맛있지만 어떤 걸 시켜도 고등어 김치 조림에 우렁이 강된장, 북엇국이 세트로 나오기 때문에 정말 배 터지게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쌈 채소가 무한 리필이 되는데 갈 때마다 짝지가 쌈 채소를 계속 리필해서 "진짜 다 먹을 수 있어?"라고 늘 묻곤 합니다. 물론 리필한 채소를 남긴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반찬도 더 달라고 하면 더 주신다고 하셨는데 사실 먹을 게 너무 많아서 반찬은 손이 잘 안 가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식은 식혜로!
분명 배가 터질 것 같다고 생각해놓고도 식혜 한잔은 챙겨 먹고 왔습니다. 이번에 '한국 소비자산업평가'에서 상도 받으셨다고 간판을 세워놓으셨는데 정말 받을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식당들이 더 많아지고 다양해지고, 오래오래 사랑받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