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병원에서 간호복을 입고 있으면 다 같은 「간호사」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호칭도 '간호사, 간호사님, 간호사 선생님' 등으로 주로 부르십니다. 하지만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전혀 다른 직업입니다. 사실 간호복을 입은 모두를 '간호사'라고 부르는 것은 '간호사'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불쾌하게 생각하시는 간호사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15년 동안 간호조무사로서 일하며 느낀 어쩌면 아주 주관적인 시선의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차이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간호사는 수능을 치고 4년제(현재) 간호대를 졸업하고 나서 국가고시를 응시하고 합격하게 되면 간호사 「면허」를 발급받게 됩니다. 그렇지만 간호조무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간호학원에서 1년(실습 포함) 정도의 수업을 이수해 국가시험에 응시해서 합격을 하게 되면 간호조무사 「자격」을 부여받게 됩니다. 실습 시간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간호사의 경우 1000시간의 실습 시간을 가지게 되고 간호조무사의 경우 780시간의 실습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공부의 양과 투자하는 시간과 돈의 차이가 큽니다.
또한 간호사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의료인」으로써의 의료 행위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간호조무사는 의사, 한의사 및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보건의료인」으로써의 간호사를 보조하거나 그 외의 환자 처치 행위를 하게 됩니다.
사실 환자분들 입장에서 이 일을 하는 사람은 '간호사', 저 일하는 사람은 '간호조무사'라고 구분해야 할 필요도 없고, 굳이 그런 걸 따지는 분도 안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구분을 하고자 하신다면 저의 경험상 준·종합병원에서는 침대보를 갈고 혈압을 재고 그런 일들을 하는 분들은 간호조무사인 분들이 많으시고, 환자분들의 차트를 관리하고 주사를 놔주시는 분들이 간호사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생사를 다루는 병원에서 이 일은 이 사람이, 저 일은 저 사람이 완벽하게 나눠하진 않기 때문에 서로 도와가며 일하는 경우가 더 많긴 합니다.
하지만 가끔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간호조무사'를 '간호사'와 같다고 생각하는 분들에 대해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하시는 '간호사'분들도 계십니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 투자한 노력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대접을 받는 것은 저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연차가 굉장히 높은 3교대 '간호조무사'가 연차가 2년도 안된 '간호사'보다 월급을 많이 받는 것에 광분하는 '간호사'님도 뵌 적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큰 실례라고 느끼는 간호사분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투자한 시간과 돈, 공부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대우 또한 다르게 받게 됩니다. 이러한 차이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급여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저처럼 아주 동네 의원에 일을 하는 경우가 아닌 준종합병원에서 근무하시는 '간호조무사'분들께서는 조금씩 차별 대우를 느끼는 분들이 계신다고 합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해서 '간호사'가 된 분들과 고등학교나 전문대를 졸업하고 1년을 공부한 '간호조무사'는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지만 같은 근무 시간에 같이 근무하면서 다른 대우를 받거나 무시를 당한다는 느낌을 받으시는 분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시다가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의 직업으로 전업을 하기 위해 다시 공부하셔서 대학에 들어가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이 처럼 다시 대학을 다니고 새로운 직업을 가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만큼의 큰 용기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반면 간호조무사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인정받으며 일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저 또한 간호조무사로만 15년을 넘게 근무하였습니다. 그리고 간호조무사로 근무하시면서 '병원코디네이터' 자격을 이수하고 관련 실력을 쌓아서 새로운 경력을 쌓아 나아가는 분들도 계십니다.
간호조무사의 장점
'간호조무사'가 '간호사'나 다른 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업군들에 비해 좋은 점은 자격증을 취득하는 일이 비교적 쉽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양보호사를 제외한 다른 병원에 근무할 수 있는 직업에 비해 적은 시간(1년)을 투자해서 할 수 있으며, 직장을 구하기 쉬운 직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서든 일을 구할 수 있고 필요로 하는 직업이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간호학원에 가보면 나이가 꽤 많은 분들도 많이 선택하시는 직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간호조무사' 뿐만 아니라 '간호사'로 생활하시다가도 적성에 맞지 않아 다른 진로를 택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 것입니다. 병원일 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직업들은 그러한 과정을 겪게 되기도 하니까요. '간호조무사'도 '간호사'도 다른 모든 직업군도 반드시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직업으로서의 '간호조무사'와 '간호사'에 대해 고민 중이시라면 본인의 사정과 학업 능력 등의 다양한 부분을 고려하고 난 후에 선택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의원 근무를 희망하신다면
위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간호사'는 '간호조무사'에 비해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되는 직업입니다. 하지만 또 그만큼의 책임도 따르는 직업입니다. 저는 '간호조무사'로 15년을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간호사'나 다른 병원 근무 직업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처음 실습을 경험했던 준종합병원에서 3교대 근무를 하는 지금의 저보다 한참 어린 간호사 선생님들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월급은 많이 받고 있었을진 몰라도 저의 눈에는 20대의 나이에 교대 근무를 하는 자체가 행복하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은 병의원에만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고, 그중에서도 한의원에 인연이 닿아 한의원에서만 15년을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또 15년이 지난 지금은 '병의원 근무가 아닌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에 어떤 일이든 희생이 따르지 않을 수 없겠지만 병원에서 일하는 모든 직업은 약간의 봉사 정신이 없이는 정말 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파도 남들의 아픔을 치료해 줘야 하고 도와줘야 하는 직업군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직업은 직업일 뿐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지만 15년의 경험으로 제가 느낀 병의원의 일들은 그랬었습니다.
병의원에서 근무하는 직업을 선택하려는 분들이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비교적 오래 할 수 있고, 쉽게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점 외에도 조금의 의무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일을 시작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