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아침 운동'이 정말 위험한 이유
저는 사계절을 다 좋아하지만 가을 또한 참 좋아합니다. 하늘이 푸르고 예쁜 단풍도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한의원 간호조무사로 일하던 14년 동안에는 늦가을이 되면 늘 불안한 마음이 생기곤 했었습니다. 왜냐고요? 더 이상 뵙지 못하게 되는 환자분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제가 작은 한의원에 긴 시간 근무하면서 겪고, 느꼈던 일화에 대해 이야기해드리려고 합니다.
찬바람 부는 늦가을이 무서운 이유
매년 11월쯤이 되면 며칠에 한번 몇 달에 한 번은 얼굴 보여주시던 환자분들이 나타나지 않는 일이 한 번은 생기곤 합니다. 무슨 일인가 궁금해질 때쯤이면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리더라고요. 물론 응급실이나 수술실과 같은 환경에서 일하시거나 요양병원과 같은 곳에 일하시는 분들께는 환자분이 돌아가시는 일이 조금은 흔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네 한의원에 근무하면서 환자분이 돌아가시는 것을 볼 일은 사실 거의 없고, 소식만 접하게 되기 때문에 다른 분들이 느끼는 슬픔에 비하면 너무 작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동네 한의원의 경우 치료를 위해 오시는 분들도 많으시고,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사랑방처럼 오시는 경우도 많으십니다. 특히나 마사지기나 물리치료가 많은 한의원의 경우 환자분들이 관리 차원에서 출석체크를 하듯이 오시기도 하십니다. 그러다 보니 환자분들과 친근한 마음이 쌓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웬만한 친척분들보다 더 친근하게 지내게 되기도 한답니다. 그렇게 늘 뵙던 분이 1년에 한분 정도는 11월쯤이 되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다른 계절에도 물론 그런 일이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지병이 있으셨거나 갑작스러운 사고 정도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요즘처럼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시기가 되면, 심장 마비나 낙상사고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꼭 1년에 한분은 계셨습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연세는 대부분 70~80대 셨지만 몇 년 전에는 만 65세셨던 아버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마음이 안 좋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평소 크게 편찮으셨던 것도 아니셨고, 관리하시는 것처럼 침 맞으러 다니시던 분이셨으며, 친구분들과 약주도 한 번씩 드시러 다닐 정도로 건강하셨습니다. 그런데 날이 추워지자 주무시다가 갑자기 변고가 생기셨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이 1년에 한 번씩 꼭 있다 보니 늘 오신 분들이 갑자기 오시지 않으면 여쭤보기도 무서워져 먼저 묻지 못하는 일이 더 많았답니다.
너무 이른 시간 산책은 심장이 놀랄 수 있어요!
이런 슬픈 일이 왜 생기는 걸까요? 나이가 들면 혈관이 노화되고 우리 심장도 노화가 됩니다. 어릴 때처럼 팔딱팔딱 튼튼하게 심장이 뛰지 못하게 됩니다. 혈관벽에 노폐물들이 쌓이고, 혈관벽이 약해지고 막히기도 하고, 그렇게 나이가 들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다양한 성인 질환과 같은 일반적인 문제들이 생기곤 합니다. 하지만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흔히들 '일반적인 문제'이고 평생 가지고 가야 하는 문제라고만 생각하게 됩니다.
날이 추워지고 사람 몸이 차가워지면 우리 몸은 체온을 올리기 위해 평소보다 더 열심히 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럴 때 심장과 혈관이 약해져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 혈관 파열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려다가 심장마비가 오거나 저녁에 주무시다가 체온 변화로 심장마비가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날이 조금씩 추워지면 주무실 때도 집 전체의 난방과 특히 입으시는 옷에 신경을 쓰시고,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하
셔서 심장을 튼튼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 30분 이상 빠른 걸음으로 집안이 아닌 밖에서 많이 걷고, 가능하다면 뛰시는 것도 좋습니다.
조금 따뜻한 시간에 나가는 건 어떨까요?
나이가 들면 새벽잠이 없어진다고들 하십니다. 그렇다 보니 새벽 일찍 나가서 산책을 즐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새벽에 기온이 뚝 떨어진 상태에 따뜻한 집에서 갑자기 나가게 되면 어떨까요? 역시나 체온이 급격하게 변하게 되고 신체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새벽에 사람이 많이 없는 곳에 나가셨다가 그런 일이 생기게 되면 도움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날이 추워졌을 때는 가급적 새벽에 나가시는 것을 피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나가시게 되더라도 보온에 각별히 신경 쓰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날이 갑자기 추워지게 되면 꼭 얼음 위가 아니라도 바닥이 미끄러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정말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발 선택에 있어서도 미끄럽지 않고 발을 잘 잡아주는 안전한 신발을 신고 다니셨으면 합니다.
날이 추워지면 뼈도 더 조심해야 해요.
날씨가 쌀쌀해지면 우리 신체는 움츠러들게 되고 평소보다 뻣뻣해집니다. 이런 경우 평소 몸이 유연하신 분이 아니시라면 어떻게 될까요? '재채기를 했는데 갈비뼈가 부러졌다.', '짐을 들다가 허리를 삐끗했는데 뼈에 금이갔다.' 이런 분들이 실제로 계십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따라서 평소에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 몸을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근육을 단련하는 것도 좋지만 몸이 뻣뻣해지지 않게 만드는 것 또한 정말 중요합니다.
30대, 아직 젊다고 방심하다간 큰코다쳐요!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늦가을이 되면 어르신들은 심장이나 혈관에 문제가 생겨 정말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지만, 젊다고 해서 이를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이 시기가 되면 30대 이상, 빠르면 20대 후반이신 분들도 아침에 눈을 떠 일어나다가 허리를 삐거나, 목을 삐거나, 입이 돌아갔다는 '안면마비(와사풍)' 증상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하루에 한분 정도 아침마다 "갑자기 허리가 안 펴져요. 목이 안 돌아가요." 이런 분들이 오면 '아, 이제 제법 추워졌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랍니다.
평소에 스트레칭과 운동 자주 하시고, 체온 유지에 신경 쓰시는 것을 권합니다. 그때 잠시 아픈 허리, 아픈 목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것이 더 다양한 통증의 시작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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